기아 스토닉은 왜망했나? 치명적인 단점과 부활 가능성
기아의 소형 SUV ‘스토닉’은 2017년 출시 당시 많은 기대를 받았습니다. 가장 저렴한 소형 SUV라는 타이틀과 함께 시장에 진입했지만, 불과 3년 만인 2020년 9월에 국내 시장에서 조용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죠. 프라이드의 DNA를 이어받은 기아 스토닉은 왜 한국 시장에서 실패했을까요? 오늘은 스토닉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부활 가능성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아 스토닉, 단종된 프라이드의 SUV버전
스토닉은 2017년 7월, 기아자동차의 첫 소형 SUV로 등장했습니다. 이 차량의 가장 큰 특징은 프라이드 4세대(YB)의 차체를 공유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기아 내부에서는 ‘키 큰 프라이드’라는 애칭으로 불렸을 정도로 프라이드와의 연관성이 깊었죠.
출시 당시 기아는 과감한 가격 전략을 선보였습니다. 경쟁 차종들과 비교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진입했는데, 이는 프라이드의 차체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디젤 모델 기준 1,895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은 당시 소형 SUV 시장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죠.
특히 스토닉의 출시 시점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2017년 12월 기아가 국내 시장에서 프라이드를 단종하기로 결정하면서, 스토닉이 사실상 프라이드의 포지션을 이어받게 된 것입니다. 기아는 소형 해치백 시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SUV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양날의 검이 되었습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 프라이드의 플랫폼을 사용하다 보니, 고급화되는 소형 SUV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저가 정책은 초기에는 관심을 끌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제품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이런 탄생 배경은 이후 스토닉이 겪게 될 여러 문제점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원가 절감에 초점을 맞춘 개발 전략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죠.
스토닉 왜 망했을까? 치명적인 단점 3가지
1️⃣치명적인 파워트레인 문제
스토닉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단연 부족한 엔진 성능이었습니다. 기본 파워트레인으로 채택된 1.4L 가솔린 엔진은 고작 100마력에 불과했는데, 이는 SUV의 차체를 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죠. 많은 운전자들이 “언덕길에서 힘이 딸린다“는 평가를 남겼고, 특히 산지가 많은 한국의 지형 특성상 이 문제는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2️⃣애매한 포지셔닝
스토닉은 차체 높이가 1,520mm로 동급 대비 매우 낮았습니다. 이 때문에 SUV인지 해치백인지 모호한 이미지를 주었죠. 또한 디자인 면에서도 최근 소형 SUV 트렌드인 강인하고 개성 있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프라이드를 닮은 얌전한 디자인은 SUV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3️⃣과도한 원가 절감의 후폭풍
저가 정책을 위해 프라이드와 내부 부품을 과도하게 공유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특히 실내 인테리어는 프라이드와 사실상 동일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에게 “모닝과 비교당하는 싼티“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차량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오히려 ‘저가차’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연결된 것이죠.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
스토닉의 가장 큰 위기는 의외로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아왔습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연이어 출시된 베뉴와 셀토스가 직접적인 경쟁자로 등장한 것이죠. 특히 2019년 출시된 현대 베뉴는 스토닉과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도 스토닉의 모든 단점을 보완한 모델이었습니다.
베뉴는 스토닉보다 123마력의 더 강력한 엔진을 탑재했고, 디자인도 젊고 과감하게 꾸며 SUV다운 매력을 한층 강조했습니다. 가격도 스토닉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죠.
같은 기아 안에서는 셀토스가 출시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었습니다. 셀토스는 준중형급 플랫폼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했고, 스토닉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많은 소비자들이 셀토스를 선택했습니다.
외부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도 스토닉의 입지는 좁았습니다. 쌍용(현 KG모빌리티)의 티볼리는 163마력의 강력한 엔진으로 동력 성능에서 압도적이었고, 쉐보레 트랙스는 터보 엔진으로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르노의 캡처는 유럽 브랜드만의 프리미엄 이미지로 차별화에 성공했죠.
결정적으로 스토닉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외에는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이 저가 정책이 ‘저품질’이라는 이미지로 연결되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죠. 특히 같은 회사 제품들과의 비교에서 단점만 부각되는 상황은 스토닉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고, 결국 이는 조용한 퇴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실패했지만, 해외에선 ‘효자 모델’
재밌점은 스토닉이 국내에서 단종됐음에도 해외, 특히 인도 유럽에서는 여전히 인기 모델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극명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시장 환경의 차이를 들 수 있습니다. 유럽은 산지가 적고 도심 위주의 주행이 많아 고출력 엔진이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토닉의 1.0L 터보나 1.4L 자연흡기 엔진이 경제성 면에서 장점으로 작용하죠. 특히 유럽의 높은 연료비와 환경 규제를 고려하면, 소형 엔진은 오히려 매력적인 옵션입니다.
디자인 취향도 다릅니다. 유럽 소비자들은 과하지 않은 단정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스토닉의 얌전한 스타일이 오히려 호평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기아는 2022년 11월 스토닉의 생산을 동희오토에 위탁하면서까지 수출 물량을 이어가고 있죠.
더구나 2023년부터는 리오(프라이드)가 유럽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스토닉이 그 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에 기아는 스토닉의 2차 페이스리프트를 준비 중이며,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스토닉 부활 가능할까?
스토닉의 국내 부활 가능성을 논하기에 앞서, 현재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셀토스와 코나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entry급에서는 캐스퍼와 베뉴가 자리잡고 있죠. 사실상 포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기아가 스토닉의 2차 페이스리프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하고 상품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죠. 하지만 이는 수출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여전히 좋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국내 시장에서 스토닉이 부활하려면 최소 150마력 이상의 강력한 엔진과 하이브리드 라인업 추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본화 등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는데, 이미 셀토스가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현재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기아 역시 EV 라인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내연기관 모델을 개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죠. 오히려 기존 셀토스나 니로의 라인업을 강화하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스토닉은 ‘해외 전용 모델‘로서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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