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전기 SUV 아이오닉9, EV9의 실패로부터 무엇을배웠나?

현대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플래그십 SUV ‘아이오닉9’이 드디어 공개되었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지난해 출시된 형제 모델인 기아 EV9이 국내 시장에서 보여준 부진한 판매 실적이 그 이유다. EV9의 사례는 현대차에게 중요한 교훈을 안겨주었고, 아이오닉9은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어떤 전략을 준비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V9은 왜 실패했나?

EV9은 출시 초기 상당한 관심을 받았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2023년 8월 기준으로 생산된 8,300대 중 2,500대만 판매되고 5,800대가 재고로 남아있었다. 이는 전체 물량의 약 70%가 출고되지 않고 쌓여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가격 장벽을 꼽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국산차 가격 심리적 저항선이 7,000~8,000만 원 선이라고 보고 있지만, EV9은 이를 상회하는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또한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기아 브랜드로는 높은 가격대를 정당화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게다가 유사한 가격대에서 소비자들은 제네시스 G80, GV80의 기본 모델이나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을 선택할 수 있었기에 EV9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EV9은 출시 이후 창문 떨림 현상, 주행 중 동력 상실, 결로 현상 등 여러 품질 이슈가 논란이 되었고, 이 역시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주행 중 동력 상실 문제는 ICCU 관련 문제로 알려졌으며, 안전에 직결된 문제였기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아이오닉9은 무엇이 바뀌었을까?

이러한 EV9의 경험을 교훈 삼아 현대차는 아이오닉9의 전략을 재정비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크기면에서는 아이오닉9(전장 5,060mm, 축거 3,130mm)이 EV9(전장 5,010mm, 축거 3,100mm)보다 더 커졌다. 배터리 용량도 110.3kWh로 EV9(99.8kWh)보다 약 10%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주행거리도 2WD 기준 최대 532km로 EV9(501km)보다 더 길어졌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가격 정책이다. 아이오닉9은 세제혜택 후 6,715만~7,941만 원으로 책정되어, EV9(7,671만~8,781만 원)보다 약 1,000만 원 가량 저렴하게 출시되었다.

이는 더 큰 차체와 배터리를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낮은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현대차가 국내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가격 전략은 동급 내연기관 SUV의 상위 트림 가격대와 겹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내 공간과 편의성 측면에서도 아이오닉9은 ‘유니버셜 아일랜드 2.0’이라는 190mm까지 슬라이딩 가능한 센터콘솔과 더 큰 프렁크(88L) 등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한 EV9에서 논란이 되었던 품질 이슈들도 개선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기저항이 큰 SUV임에도 세계 최초로 이중으로 동작하는 듀얼 모션 액티브 에어 플랩을 적용해 Cd=0.259의 뛰어난 공기저항계수를 달성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현대차는 2025년 2월 3일 사전계약과 동시에 가격을 공개하면서 아이오닉9의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이에 대응하여 기아 역시 EV9의 가격을 약 400~500만 원 가량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두 모델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아이오닉9 과연 판매량은 어떻게 될까?

아이오닉9은 확실히 EV9보다는 나은 실적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심리적 저항선을 넘지 않는 가격대로 인한 접근성 향상, 더 큰 배터리와 주행거리, 현대차 브랜드의 꾸준한 프리미엄화, 개선된 공간 활용성등 장점이 많기 떄문이다.

반면 아이오닉9의 외관 디자인에 대해서는 “장의차 같다”는 등의 부정적 평가가 존재하며 여전히 현대 브랜드 차에 6000만원 이상을 쓴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도 큰 편이다. 게다가 가장 큰 걸림돌은 전체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비싼 차량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당장 코나나 투싼만큼 팔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플래그십 모델들은 당장의 판매량보다는 브랜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헤일로카로서의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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