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컨트리맨, 투싼급 크기 미니가아닌데?

미니(MINI)라는 이름은 소형차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브랜드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3세대 미니 컨트리맨은 그 이름과 달리 준중형 SUV 크기로 등장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미니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대형화된 새로운 컨트리맨, 과연 어떤 차량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커진 차체, 준중형 SUV로 격상된 미니

2023년 9월 1일 공개되고 2024년 초부터 판매가 시작된 3세대 미니 컨트리맨(U25)은 이전 세대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사이즈입니다.
놀라운 성장, 130mm 늘어난 차체
3세대 컨트리맨은 전장이 무려 130mm나 길어진 4,445mm로, 단숨에 준중형 SUV 체급에 들어섰습니다. 이는 1960년대 미니의 모회사였던 브리티시 모터 코퍼레이션의 중형차 라인업인 오스틴 A60 케임브릿지(4,432mm), 모리스 옥스포드 시리즈 VI(4,400mm)보다 소폭 큰 수치로, 더 이상 ‘미니’라고 부르기 어려운 크기가 되었습니다.
주요 차종 크기 비교
차량 | 전장(mm) | 전폭(mm) | 전고(mm) | 축거(mm) |
---|---|---|---|---|
미니 컨트리맨 3세대 (2024~) | 4,445 | 1,845 | 1,650 | 2,690 |
현대 투싼 5세대 (2023~) | 4,655 | 1,865 | 1,665 | 2,755 |
BMW X1 (U11) | 4,500 | 1,845 | 1,642 | 2,692 |
미니 컨트리맨 2세대 | 4,315 | 1,822 | 1,557 | 2,670 |
기아 스포티지 5세대 (2021~) | 4,515 | 1,865 | 1,650 | 2,680 |
위 표를 보면 3세대 컨트리맨은 현대 투싼보다는 조금 작지만, 기아 스포티지와 거의 비슷한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BMW X1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 차량으로, 휠베이스가 동일하며 오버행이 X1쪽이 조금 더 나와있어 전장은 X1에 비해 다소 작습니다.
BMW 플랫폼 기반, 전동화 모델도 추가

FAAR 플랫폼 채택
컨트리맨 3세대는 전동화를 염두에 두고 개량한 BMW의 FAAR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는 BMW의 소형 전륜구동 차량용 플랫폼으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
- 내연기관 모델: 1.5L/2.0L 터보 가솔린과 2.0L 디젤 엔진을 유지하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 전기차 모델: 66.7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191마력(E)~313마력(SE)의 전기모터를 탑재해 WLTP 기준 433~463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합니다.
- JCW 고성능 모델: 최고출력 317마력, 최대토크 40.8kgf·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합니다.
대한민국 시장에서는 2024년 6월 13일 내연기관 모델이 정식 출시되었으며, 전기차 모델은 2025년 3월 13일에 출시되었습니다.
- 내연기관 모델 가격: S 클래식 4,990만 원, S 페이버드 5,700만 원, JCW 6,700만 원
- 전기차 모델 가격: E 클래식 5,670만 원, SE ALL4 6,310(페이버드)~6,610(JCW)만 원
- 전기차 모델 주행거리: E 326km, SE/JCW 349km (한국 인증 기준)
미니의 정체성 변화, 티볼리인가?
1. 디자인 논란

3세대 컨트리맨은 4세대 해치백과 마찬가지로 미니 특유의 감성이 약화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KGM 티볼리와 닮았다는 이유로 불호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미니라는 브랜드에 맞지 않게 차체가 커졌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2. 최초의 독일 생산 미니

미니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BMW의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델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미니가 더 이상 영국의 소형차 브랜드가 아닌, BMW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소형 SUV 라인업 보완

컨트리맨이 준중형 SUV로 격상됨에 따라 소형 SUV의 공백은 에이스맨이 메우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미니는 더 넓은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결론: 이제는 ‘미니’가 아닌 ‘미니’
3세대 미니 컨트리맨은 이름과 달리 더 이상 ‘작은 차’가 아닙니다. 준중형 SUV로 성장한 컨트리맨은 미니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조 미니의 정신을 그리워하는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줄 수 있지만, 실용성과 공간성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진화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니가 본인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버려가는 것이 정말로 시장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