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테슬라 꿈’ 빈패스트, 허상과 현실 사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각국은 자국의 ‘테슬라’를 만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베트남도 예외는 아닙니다. 2017년 설립된 빈패스트(VinFast)는 베트남 최대 기업집단 빈그룹의 야심작으로, ‘베트남의 테슬라’를 꿈꾸며 시작되었습니다.

2023년 미국 나스닥 상장과 함께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빈패스트. 하지만 화려한 데뷔 뒤에 숨겨진 민낯은 충격적입니다. 과연 빈패스트는 진정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일까요, 아니면 거품에 불과할까요? 지금부터 빈패스트의 실체를 파헤쳐보겠습니다.

놀라운 성장세, 그러나 의심스러운 실체

빈패스트의 최근 성과만 보면 놀라운 성공 스토리처럼 보입니다. 2024년 베트남에서 현대차와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습니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5만 1,000여 대로, 설립 7년 만에 베트남 자동차시장 왕좌에 올랐습니다. 특히 초소형 SUV 전기차 VF3는 출시 3일 만에 2만 7,700건의 사전예약을 받으며 대박 행진을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수치 뒤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있습니다. 2023년 8월 15일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주가는 22달러에서 시작해 255% 폭등한 37.06달러로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무려 85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포드(480억 달러)와 제너럴모터스(460억 달러)를 합친 수준을 뛰어넘는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성과는 착시였습니다. 빈패스트 지분의 99%를 팜 녓 브엉 빈그룹 회장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전체의 1%에 불과했습니다.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인위적 가격 부양이었던 셈입니다.

예상대로 버블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8월 말 한때 93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025년 6월 현재 주가는 3.67달러 수준으로, 고점 대비 96% 이상 폭락했습니다. 한때 테슬라에 이어 세계 2위 전기차 회사로 평가받았던 빈패스트는 이제 시총 70억 달러 수준의 중소 기업으로 전락했습니다.

계열사 거래로 포장된 ‘가짜 성과’

빈패스트의 판매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각한 문제가 드러납니다. 2024년 1분기 빈패스트의 자동차 판매량 8,200대 중 무려 75%가 GSM이라는 택시회사에 집중되었습니다. GSM은 팜 녓 브엉 회장이 95%의 자본금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사실상 빈패스트와 한 몸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한 실적 부풀리기로 해석됩니다. 실제 시장 수요가 아닌 내부 거래로 판매량을 늘려 투자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베트남 곳곳에서 목격되는 ‘자동차 무덤’ 현상입니다. 공터에 GSM 택시로 출고된 빈패스트 차량들이 수백 대씩 방치되어 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일부 전기차 회사들에서 발생했던 것과 유사한 현상으로, 실제 운행되지 않는 차량들이 단순히 판매 실적을 위해 생산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품질 문제와 시장의 혹평

빈패스트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에 999대의 전기차를 수출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수출분 전량이 리콜 조치를 받았고, 이는 회사의 기술력과 품질 관리 능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북미의 주요 자동차 리뷰 매체들은 빈패스트를 ‘최악의 전기차’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행 성능, 내구성, 마감 품질 등 모든 면에서 경쟁 제품에 크게 뒤처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특히 한 고객이 품질 문제를 지적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렸을 때, 빈패스트가 되레 그 고객을 경찰에 신고한 사건은 회사의 고객 대응 방식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끝없는 자금 투입과 적자의 늪

팜 녓 브엉 회장의 빈패스트에 대한 사재 투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억 6천만 달러를 쏟아부었고, 2026년까지 추가로 19억 달러를 더 지원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돈이 떨어질 때까지 빈패스트를 지원하겠다”는 그의 발언은 의지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회사의 자생력 부족을 방증합니다.

빈패스트의 재무 상황은 여전히 어둡습니다. 2025년 1분기에만 7억 1,24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수치입니다. 매출은 6억 5,6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0% 증가했지만, 여전히 손실 규모가 매출을 상회하는 상황입니다.

베트남 내부의 냉소적 반응

베트남 내에서 빈패스트는 ‘Vin Phét’으로 불리며 조롱받고 있습니다. ‘Phét’은 베트남어로 ‘허풍떨다’는 뜻으로, 한국어로 번역하면 ‘빈수레 패스트’ 정도가 됩니다. 화려한 마케팅과 달리 실속이 없다는 국민들의 냉소적 시각을 보여줍니다.

베트남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빈패스트가 내년에는 우주선 개발을 위해 전기차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업 3년 만에 철수, 내연기관 4년 만에 포기하고 전기차로 전환한 이력 때문에 나온 조롱입니다.

미래 전망: 생존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빈패스트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입니다. BYD, 니오(NIO), 샤오펑(Xpeng) 등 중국 업체들은 이미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품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계열사 거래에만 의존하는 빈패스트가 이들과 경쟁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회장의 사재 투입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기술력 확보, 품질 개선, 실제 시장 수요 창출 등 구조적 개선 없이는 빈패스트의 미래는 불투명합니다. 베트남의 ‘테슬라 꿈’은 허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빈패스트는 전형적인 ‘허상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화려한 겉포장과 인위적인 실적 부풀리기로는 진정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과연 빈패스트가 이런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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