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티 한 대 팔 때마다 64억원 적자? 진실은 이것

부가티는 한 대 팔면 육십억 원씩 손해를 본다는 믿기 어려운 썰이 자동차 업계에서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 과연 이것이 사실일까? 2005년 출시된 부가티 베이론의 당시 출고가는 약 십칠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저명한 분석기관인 번스타인 리서치(Bernstein Research)가 발표한 충격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부가티는 베이론 한 대를 판매할 때마다 실제로 육십억 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천문학적인 개발비 때문이었다. 베이론 개발에 투입된 연구개발비만 무려 일조 육천억 원에 달했는데, 연간 판매량은 고작 사십오 대에 불과했다. 간단한 산수로도 한 대당 엄청난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폭스바겐의 전략적 선택, 돈이 목적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부가티를 소유하고 있는 폭스바겐이 바보였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베이론은 애초부터 돈을 벌기 위해 만든 차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그룹의 입장에서 부가티 베이론은 단순한 자동차가 아닌 ‘브랜드 마케팅의 궁극적 도구’였다.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비싼 하이퍼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폭스바겐 그룹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는 마치 명품 브랜드들이 일반 소비자들은 절대 살 수 없는 초고가 제품을 만들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과 같은 전략이었다. 베이론의 존재만으로도 폭스바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자동차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베이론의 기술, 다른 차량으로 확산되다

베이론 프로젝트의 진정한 가치는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첨단 기술들이 폭스바겐 그룹의 다른 차량들에 응용되었다는 점에 있다. 베이론에 처음 적용된 혁신적인 W16 엔진 기술은 이후 폭스바겐의 플래그십 세단들에 탑재되는 W8 엔진으로 발전하며 상용화되었다.

또한 베이론에서 처음 선보인 쿼드터보 시스템과 다양한 고급 소재 기술들은 벤틀리와 포르쉐 같은 폭스바겐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들에 광범위하게 적용되었다. 이를 통해 그룹 전체의 기술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었고, 결과적으로 베이론에 투입된 연구개발비는 그룹 차원에서 충분히 회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의 부가티, 대성공 스토리로 변신

베이론 이후 부가티의 행보는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부가티는 신모델을 출시하는 대로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베이론의 후속작인 시론은 베이론과는 전혀 다른 수익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론은 손익분기점을 훨씬 넘어서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한다. 이는 베이론이 완전히 새롭게 개발되어야 했던 것과 달리, 시론은 기존 베이론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개선된 버전이기 때문에 개발비가 획기적으로 절감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론은 대당 삼십억 원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백 대 한정 생산분이 모두 완판되어 일조 오천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매출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것은 부가티의 최신 모델인 투르비용으로, 대당 가격이 무려 오십육억 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예약 주문이 쇄도하고 있어 부가티의 마진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베이론의 초기 손실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부가티와 폭스바겐 그룹 전체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준 전략적 투자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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