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8 신형 가성비 좋은데 왜 안팔릴까? 조용히 퇴장할수도

기아 K9이나 K8을 보면 가끔 안타까울 떄가 있습니다. 나름 기아에서 잘 만들어놓은 플래그십 세단들인데 가격설정을 무리하게 하면서 스스로 무덤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기 떄문이죠.

기아 K8은 현재 부진한 판매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인 K9이 단종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부진한 상황에서 K8이 사실상 그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그랜저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약 5천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던 K8이 급작스런 판매량 저하를 겪고 있어 충격적입니다.

가격 인상이 발목, 이 돈이면 G80가지

K8의 판매량 급감 원인은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이루어진 가격 인상에 있습니다. 페이스리프트 이전 K8은 그랜저보다 약 607만 원 저렴한 ‘가성비’ 모델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리프트 이후 K8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블랙 트림은 5167만 원으로, 오히려 그랜저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트림보다 더 비싸졌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괴리가 있는 가격 설정이었습니다. K8 판매량은 작년 10월 5천대로 최고점을 찍은 후 급락해 현재 2천대 초반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급격한 하락세는 기아의 가격 정책이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게다가 경기침체로 럭셔리차량 수요감소도 한몫 하고 있죠.

소비자 인식과 현실 사이의 괴리

소비자들은 K8을 ‘고급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더 저렴한’ 가성비 차량으로 인식해왔습니다. 구형 K8에는 그랜저의 19인치/20인치 휠, 헤드업 디스플레이, 모노 포스트 헤드레스트 등 고급 옵션이 없었지만, 가격 차이가 이를 상쇄했습니다. 그러나 페이스리프트 후 가격 상승으로 K8의 주요 구매 이점을 스스로 없앤 셈입니다.

실제로 페이스리프트 이전 최상위 트림에서 K8과 그랜저를 비교했을 때, 무옵션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으로 K8이 상당히 저렴했습니다. 이것이 K8의 주요 판매 포인트였으나, 이제는 가격 우위마저 사라지면서 경쟁에서 패배한 형국이 되었습니다.

디자인도 호불호 갈려

K8의 부진에는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도 한몫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미래적인 디자인이 호이지만,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에 일부 소비자들은 오히려 구형 디자인이 더 좋았다며 구형 모델을 찾아 구매하기도 합니다.

기아가 디자인 측면에서 도전적인 변화를 시도했으나,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현대든 기아든 워낙 디자인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무슨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꾸준히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가져가지 못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기아 브랜드의 한계

이 문제의 근본은 사실 기아 브랜드 자체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를 통해 명확한 고급 브랜드 전략을 구축한 것과 달리, 기아는 여전히 대중 브랜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8과 같은 준고급 세단으로 고급 시장을 공략하려 했지만, 브랜드 이미지와의 괴리가 존재합니다.

소비자들은 기아 로고가 달린 차량에 그랜저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에 망설임이 있습니다. 아무리 K8의 상품성이 뛰어나도, 브랜드 프리미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가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제네시스 같은 고급화 브랜드의 필요성

기아도 현대처럼 별도의 고급화 브랜드를 론칭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제네시스는 출범 이후 꾸준히 성장하며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기아가 K8, K9과 같은 고급 세단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려면, 별도의 고급 브랜드 전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기아가 현재의 브랜드 이미지 내에서 고급화를 추구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기아는 대중 브랜드로서의 가성비 이미지와 고급 브랜드로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경우가 많기 떄문이죠.

K8 꾸준히 사랑 받으려면?

결과적으로 기아의 마케팅 전략과 가격 정책이 K8의 판매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포지셔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합니다. 가성비를 무기로 승부할 것인지, 아니면 제네시스처럼 별도의 고급 브랜드를 육성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8은 분명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차량이지만, 브랜드와 가격 전략의 혼선으로 인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기아가 이러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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